자유일보
범사련 중심 '제3세력' 방치하면 대통령 리더십 위험
2023-05-29
한대의 기자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시민사회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하태경 의원을 29일 임명하면서 여당 내 ‘제3세력’을 묵인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초반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일치단결해야 할 여당이 ‘제3세력’을 묵인하는 것은 또다른 당 내 분란을 자초할 수 있다. 이 ‘제3세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새누리당에서 탄핵에 동참했던 인물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시민사회특별위원장인 하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전 의원 등이 핵심 인물들이다.
이들은 2000년대 중후반에는 시대정신 그룹을 형성해서 이명박 정부에 참여했고 이후 박근혜정부에서도 승승장구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하태경 의원이다. 이 시대정신 그룹이 유승민·이준석의 바른정당과 손을 잡아 바른정당으로 투신했다. 그 뒷배가 김무성 전 의원으로 보면 된다. 또 시민사회에서는 좌우합작 그룹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이 이 그룹의 연대단체다. 하 의원은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의 창립멤버이자 초대 공동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하태경 의원·김무성 전 의원과 바른정당 그룹은 공통적으로 지난 2016년 당시 여권에서 탄핵 찬성파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하 의원과 김 전 의원은 탄핵안이 통과된 이후 새누리당에서 당을 쪼개 바른정당을 창당한 바 있다. 이 무렵 시민단체의 범사련 그룹은 시민단체를 대표한다고 표방하며 박근혜 탄핵을 이끈 바 있다.
여권 인사로서 이미 한 번 대통령 탄핵에 동참했던 이력이 있는 이들은 소수여당의 불안정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함으로써 여소야대의 국회 지형이 조성됐고, 여당 내 ‘제3세력’의 동참으로 인해 탄핵안이 가결됐다.
내년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총선 승리가 절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2021년 재보선,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3차례나 연거푸 패배했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마저 패하면 당이 공중분해될 위기다. 따라서 민주당의 살길은 여소야대 지형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 뿐이다.
이날 여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지 못하고 여소야대 지형이 계속된다면 이들 ‘제3세력’의 영향력은 실제보다 몇 배 커지게 된다"며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여당과 협력하고 때로는 야당과 협력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제3야당’의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이런 ‘제3세력’을 방치하는 것은 대통령의 리더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