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일보

중도좌클릭 '황교안 전철' 밟는 김기현...'총선 폭망' 우려 커져

2023-05-30
김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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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선진화 특위'에 좌우합작·중도좌파 인물 집중 배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열린 한미 대학생 연수프로그램(WEST) 참가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열린 한미 대학생 연수프로그램(WEST) 참가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이 29일 출범을 결의한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에 좌우합작·중도좌파 성향 인물들을 집중 배치하면서 같은 시도를 하다 2020 총선에서 폭망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전철을 밟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날 구성하기로 한 시민단체 선진화 특위 구성원을 보면 위원장은 3선의 하태경 의원이 맡고 류성걸, 이만희, 서범수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외부 인사로는 홍종기 경기 수원정 다협위원장,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 김혜준 사단법인 함께하는 아버지들 이사장, 김익환 전 바른정당 부대변인, 김소양 전 서울시 의원이 참여한다.

문제는 이 인사들의 면면이 거의 2017년 대선에서 박근혜 탄핵에 찬성하고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선후보 선출에 반대한 ‘시대정신’ 출신들이라는데 있다. 하태경 위원장과 김혜준 이사장, 김익화 전 바른정당 부대변인 등이 모두 시대정신 출신이다. 전향 주사파 출신인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도 시대정신은 아니지만 좌우합작 노선을 지향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김기현 대표가 당대표가 된 이후 자신을 밀어준 우파시민사회를 내동이치고 있다. 김 대표는 대표가 된 이후 광화문 세력과 손절하고 있다. 이는 김기현 대표를 조언하는 측근으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시절 중도론을 펼친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한 A씨와 B씨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기현 대표는 자신을 대표로 만든 지지층을 배신하고, 조선일보 주문대로 2020 총선에서 보수를 폭망시킨 유승민계 세력 중심으로 중도 좌클릭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실체도 없는 중도론에 빠져 당의 노선을 중도 좌클릭한 바 있다. 황 대표는 당시 박형준 부산시장, 중도좌파와 좌우합작 성향의 시민단체 인사 등과 미래통합당을 추진했다. 김형오 공천심사위원장을 영입하고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위촉했다. 이런 중도좌클릭 구도로 총선 공천 후보자를 난도질했다. 결과는 총선 폭망이었다.

때문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총선 폭망의 길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역대 총선 사례를 보면 투표율은 60% 내외 밖에 안된다. 대다수 정치전문가들은 총선승리의 길은 지지층을 어떻게 하면 투표장에 나오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절박한 진영은 투표장에 나오고, 지지층을 실망시키면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김기현 대표가 지금처럼 집토끼인 아스팔트 세력을 실망시키면 이 세력이 야당을 찍지는 않지만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와 국민의힘을 찍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야당 지지층은 죽기살기로 민주당 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전문가들은 중도좌클릭에 의한 중도층 확보 전략은 미래통합당 실패 사례에서 보듯 총선 폭망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우파시민사회 한 관계자는 "김기현 대표가 이런 식으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힘을 모아 김기현 체제를 불신하고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