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일보

민주당 등 야권 29명 '반란'에 李 지도력, 돌이킬 수 없는 타격

2023-09-22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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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1일 가결됐다. 야당 대표 체포안 가결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로써 민주당 내에서의 이 대표 영향력은 급격히 떨어질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안을 표결했다. 재석 의원 295명 중 가결 149명, 부결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결과는 가결이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 반란 표가 29표 나온 것이다.

이날 정치권에선 이 대표 체포안 표결 결과에 대해 가결보다는 부결을 예상하는 전망이 겉으로는 우세했다. 이 대표가 22일째 단식하며 지지층을 최고조로 결집시킨 상황에서, 검찰이 회기 내 구속영장을 청구한 행위 역시 야당 분열을 획책하는 ‘정치 개입’이라는 논리 역시 민주당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이 결국 반란 표를 던진 것이다. 전날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체포안을 부결시키라고 직접 ‘지령’을 내린 것이 결정적 역효과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번복함으로써 정치인으로서의 신뢰를 스스로 망가뜨렸다는 것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당을 검찰의 볼모로 만들어버린 측면이 분명 있었다"며 "당이 일시적 분열을 감수하고서라도 정치의 기본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분명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표결 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박광온 원내대표와 만나 향후 당을 통합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당 운영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를 알고 있으나 편향적인 당 운영을 할 의사나 계획이 전혀 없다"고 했다고 한다. 비명계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됐으나 이탈 표를 막을 수는 없었다.

"가결 의원들을 색출, 정치 생명을 아예 끊어버릴 것"이라고 협박에 나섰던 개딸 같은 극성 지지층, 그리고 이를 방조하면서 사실상 이용했던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피로감과 반감 역시 무기명 투표장에서 분출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이 대표 체포안 가결로 민주당은 그간 ‘방탄 정당’ 오명을 가까스로 벗게 됐다. 그러나 향후 친명·비명 간 당권 투쟁은 분당(分黨)을 우려할 수준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 대표 스스로 부결을 요청한 체포안이 가결됨으로써 이 대표의 지도력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당장 당내에선 이 대표가 사실상 불신임당한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즉각 사퇴하고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