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일보
골칫덩이 이탈리아 ‘푸른 꽃게’ 수입가능할까?…‘수지타산’이 변수
2023-09-22
천세은 기자

최근 이탈리아 조개 양식장을 초토화시켜 골칫덩이로 전락한 ‘푸른 꽃게(블루크랩)’를 두고 국내 수산물 수입업체가 잇달아 수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우리 밥상에서 푸른 꽃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국내 수산물 수입업체가 외국에서 푸른 꽃게를 수입할 경우 절차는 크게 복잡하지 않다고 전했다. 국내에 들여오는 수입 식품은 정밀·현장·서류 검사 등 3가지 종류의 검사를 받는데, 푸른 꽃게도 이 과정을 거쳐 ‘적합’ 판정이 나오면 충분히 통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일부 수입업체는 다음 달 말부터 푸른 꽃게를 들여올 수 있다며 구매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입 시 현실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은 만큼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푸른 꽃게를 수입하려면 냉동 처리비용은 물론 현지 인건비, 운송비 등 여러 제반 비용을 별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푸른 꽃게가 중국이나 튀니지에서 수입하는 꽃게보다 싸지 않은 이상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 튀니지는 국내보다 인건비가 7∼8배, 이탈리아보다는 2~3배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푸른 꽃게 수입 추진 소식이 화제를 모은 이유는 이탈리아 당국이 푸른 꽃게 폐기에 290만 유로(약 42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다. 최근 수년 동안 대서양 연안에서 지중해로 유입된 푸른 꽃게는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먹는 홍합이나 굴 등 조개류를 모조리 먹어 치워 현지 양식업자를 폐업 위기로 내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