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조기확보 실패… ‘코로나 섬’에 갇히나

2021-04-07
신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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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구수 대비 접종률 세계 98위

6일 오후 대전 동구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학원을 매개로 강사와 중고생이 잇따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6일 오후 대전 동구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학원을 매개로 강사와 중고생이 잇따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에 최악의 코로나19 공습이 시작됐다. 돈 있는 나라에서 싸구려 백신을 고르다가 확보에 실패한 탓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지난 4일까지 총 96만 2730명이다. 5200만 명의 국내 인구대비 접종률은 1.85%다. 5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인구수 대비 접종률이 98위로, 2%대를 보이는 네팔(2.8%)과 인도네시아(2.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연속해서 500명대를 넘기며 ‘4차 대유행 초입’에 들어섰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입버릇처럼 자랑하던 K-방역은 허울뿐이었고, 안이한 대책이 화를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제 백신 수급 불안정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코로나19의 공포는 과거보다 더할 것이라는 전문가들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무관용 원칙 등을 내세우며 국민에게 방역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은 5일 중대본 회의에서 “오늘부터 다중이용 시설에 대해 강화된 방역수칙을 시행하고, 2주간 유흥시설에 대해 경찰과 지자체 합동으로 집중 현장단속에 들어간다”며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집합금지·과태료 부과 등 무관용 원칙을 철저히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구대비 의료기관 수, 우수한 의료 인력 등 한국의 접종 역량은 정부의 발표같이 하루 115만 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한 달 보름이면 다 맞을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나 백신 물량 확보에 실패한 데다가 그래도 백신은 맞고 있다는 ‘눈속임’으로 국민을 안심시키겠다는 뜻인지 백신 접종자 수가 현저히 적다.

더 큰 문제는 백신 생산국에서 자국 우선 접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백신 수출을 막고 있어 4~5월의 ‘백신 보릿고개’가 닥친다면 한국은 백신 접종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코로나 섬’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K-방역의 피로감을 해소할 유일한 방법은 백신 확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쉽지 않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분기 접종 대상자는 현재까지 총 1150만 명이다. 이들의 70%가 백신을 맞으면 접종자 수는 805만 명이 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2분기 도입이 확정된 백신은 770만 명분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