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부패 완결판’ 장관 시키려는 文… 이게 나라냐

2021-05-09
신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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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자격도 안 되는 후보자 면면

밀수에 나랏돈 유용은 예삿일… 일반인도 그렇게는 살지 않아
야당동의 못 받은 30번째 장관 탄생 임박… 청문회는 왜 하나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으로부터 부인의 도자기 반입 및 판매 과정에서의 불법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으로부터 부인의 도자기 반입 및 판매 과정에서의 불법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안경 너머로 비치는 눈동자가 흔들린다. 당당함은 사라지고 불쌍한 눈동자로 바뀐다. 잘못을 지적하는 질의가 이어지면 살며시 눈 감는다. 최대한 가엾고 애처롭게 보이려는 노력이지만, 비굴하다는 표현이 옳다.

야당인 국민의힘 질의에 고개 숙였던 그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편드는 발언을 하면 금방 얼굴색이 바뀐다. 구원군을 맞은 양 목소리도 커진다. 지난 4~7일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죄송과 송구만 난무했다.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여 죄스러울 정도로 황송하다’는 뜻의 죄송과 두려울 송(悚) 두려울 구(懼)로 개별 단어에 모두 두려움이 들어가는 송구는 두려워서 마음이 거북스럽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이 죄송, 송구, 반성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곳이 바로 고위공직자 청문회다.

이번에도 ‘도자기 밀수’, 나랏돈 가족 해외여행, 관사를 이용해 돈을 챙긴 ‘관사 테크’, 과태료 미납으로 인한 차량 압류 등 눈살찌푸리게 하는 모습들이 국민에 공개됐다. 그야말로 국 국민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국무총리, 장관을 한답시고 불쌍한 모습을 연출하는 장면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이들이 내놓는 정책이나 대책을 누가 믿고 따를 수 있을까. 이들을 ‘어렵게 골라’ 후보자로 들이댄 인사권자 문재인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교롭게도 청문회가 어린이날을 전후로 이어져 대한민국 어린이에게 국정을 책임질 사람들의 민낯이 그대로 노출됐다. 더욱이 문 대통령 부부는 강원도 평창 도성초등학교 전교생 38명과 화상으로 만나는 장면을 5일 공개했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 바람은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어린이에게 어떤 꿈을 꾸라고 한 것일까. 국민 자격은 없어도 총리나 장관 자격은 있는 부끄러운 사람들을 동경하는 꿈을 꾸라는 것인가.

그동안 문 대통령은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내 마음대로 지명’을 일삼았다. 야당의 반대는 개의치 않았다. 4년 동안 29명의 장관이 국회 동의를 못 받고 임명됐다. 이명박 17명, 박근혜 10명 등 두 정권 합한 숫자보다도 많다. 곧 30명을 넘을 판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1월에는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 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 인사 검증 7대 기준을 마련했다. 스스로 만든 원칙은 사장됐고, 원칙과 먼 후보자들은 청문회에서 난타당하는 모습만 연출됐다.

“빌게이츠나 앨런 머스크처럼 유명한 사람도 한국에서는 장관을 할 수 없다”며 청문회 무용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사람들이 많다. 도덕성 검증보다 정책 검증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사기꾼 도둑놈을 모아 고위공직자 청문회를 해보면 어떨까.

“비리 문제를 이야기하면 서로 참 민망한데 그렇지 않게 살아 줘서 고맙다. 공직 생활을 깔끔하게 하신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이번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찬사를 받은 후보자도 있기는 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