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씨 아버지曰 "친구가족, 아이는 안찾고 CCTV 있나 확인하더라"

2021-05-14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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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실종 의대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손씨의 아버지가 경찰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제출한 탄원서 자료에는 그동안 손씨 아버지가 제기한 의혹과 관련한 영상들이 포함됐습니다. 손씨의 친구 A씨측 가족이 실종 당일 오전 한강공원에 있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입니다.

손씨의 아버지가 경찰서에 제출한 영상에는 지난달 25일 오전 5시 30분쯤 반포공원을 찾은 친구 A씨 가족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손씨 아버지는 “영상을 제보받아 확인을 해보니 보통 사람을 찾으려면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전혀 아들을 찾으려는 느낌이 아니었다며 “시선이 위를 쳐다보며 CCTV가 있는지 확인하려는 모습도 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의 아버지가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 등을 봤을 때 사건을 수습하는 모습으로 보일 뿐 아이를 찾는 모습으로는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는데요. A씨 가족은 각자 흩어져 있다가 다시 한데로 모이기도 했습니다. 손씨의 아버지는 이들의 행동을 의심스럽게 보고 있지만, A씨 가족이 실제로 손씨를 찾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A씨측이 손씨의 어머니에게 “손씨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는 연락을 한 시각은 오전 5시 29분으로 CCTV 영상은 이 연락을 취한 이후의 모습입니다.

영상에서 A씨는 한강공원 자전거 대여소 인근을 지나가면서 고개를 돌려 이리저리 둘러봤습니다. A씨의 아버지는 뒷짐을 지고 자전거 도로 인근을 배회했습니다. 어머니가 놀이터를 가리키자 아버지는 놀이터 건물에 올라갔습니다. 셋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이야기하던 중 A씨 측은 동시에 한 곳(CCTV쪽)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A씨는 술에 취한 모습이었습니다. 오전 5시 50분에 A씨는 비틀대다 공원 도로에 뻗기도 했고, 부모와 함께 한 자리에서는 이야기를 하다가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현재 손씨 아버지는 A씨 아버지의 핸드폰도 포렌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그는 “CCTV를 보면 A씨 아버지가 어딘가에 전화하는 모습이 찍혔는데, 누구와 전화를 했는지 A씨의 아버지 핸드폰도 포렌식해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오전 5시 50분쯤 A씨의 아버지가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며 앉아 있는 A씨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한편, 지난 11일 경찰은 손 씨를 사건 당일 목격했다는 또 다른 목격자 2명을 추가로 만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손씨의 아버지가 목격자에게 제보받은 문자내용 등에 따르면 이들은 ‘손씨가 바닥에 누워있었고 친구 A씨가 인근을 서성이다가 다시 손씨 옆에 누웠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손씨 아버지가 받은 문자에는 “손 씨는 자고 있는데 A씨는 옆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며 “사진을 찍은 사람은 누워있는 사람의 주머니를 뒤적거리고 있는 게 수상해서 찍었다고 한다”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는데요. 경찰은 이들이 손씨와 친구를 한 차례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손씨의 아버지는 전날 목격자와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전해 들었다고 합니다. 목격자는 "남자 둘이 껴안듯이 민망하게 겹쳐 누워있고 친구가 손씨 주머니를 뒤적거리는 등 이상해서 유심히 보다 사진까지 찍게 됐다"며 "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오전 2시 50분으로 둘이 나란히 누워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목격자가 본 상황은 A씨가 당일 오전 3시30분쯤 자신의 어머니에게 “정민이가 잠이 들었는데 취해서 깨울 수가 없다”고 전화를 했던 시점의 30여 분 전 모습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A씨 주장대로 정민씨를 깨워 집에 돌려보내기 위해 한 행동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경찰은 손씨의 실종 시간대 공원 폐쇄회로(CC)TV 영상과 차량 블랙박스, 친구 A씨의 통화 내역 등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실종 당일 두 사람의 동선을 집중적으로 파악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