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두번 바꾼 '스카이캐슬'

2022-05-20
조창주 국가정보포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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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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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인사청문회이다.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전문성과 정책의 방향에 대해 듣고 대한민국 국정 운영 방향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검증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청문회가 시작되면 전문성과 정책에 대한 질의보다는 자녀에 대한 입시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는지를 먼저 묻게 된다. 왜 인사청문회 후보자의 전문성과 정책에 대한 견해보다 자녀에 대한 입시문제를 우선하여 다루는 것일까?

그 이유는 자녀의 입시문제가 정권을 두 번이나 바꿨기 때문이다. 과거 정유라 및 조민과 관련된 사건은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자녀의 입시와 관련된 문제는 국민의 분노와 함께 정쟁으로 확산되었다. 과거 사건이 국민의 분노가 정권을 바꿀 만큼 컸던 이유는 입시와 관련하여 국민의 교육열과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2018년 연말에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는 대한민국 사회에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종편 최초 전국 시청률이 20%를 넘을 만큼, 이 드라마가 대한민국 사회에 준 영향은 엄청났다. 자녀 입시에 엘리트 부모들이 불법과 편법을 활용하여 서슴없이 개입하는 설정은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하지만 실제로 부모들은 분노하면서도 드라마에서 나오는 입시코디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곪아있는 부분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강태영, 강동현의 2022년 보고서 ‘논문을 쓰는 고등학생들에 대해 알아봅시다’에 따르면, 공적인 학술장은 고등학생 입시에 활용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학술장에 대해 탐사보도 ‘셜록’은 부정한 사례를 파헤쳐 연구부정논문 사례들을 고발하고, 결국 ‘입학취소’사례도 나왔다.

청소년 및 젊은 청년들은 웹툰을 즐겨본다. 웹툰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이슈들은 서열 및 계급에 관련된 내용이다. 대학으로 서열을 나누고, 사는 곳을 중심으로 계급을 나누는 일은 당연하게 느낀다. 소개팅을 하거나 연애를 할 때도 만나는 사람의 스펙을 확인하고 만난다. 이렇게 서열과 계급으로 판단하는 것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부모의 지위 및 재력이다. 심지어 아이들 또한 부모의 차가 뭔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집안 수준을 확인한다. 이렇게 부모의 지위와 재력으로 계급을 나누는 것이 ‘수저계급론’이다.

부모가 자녀 입시를 위해 노력할 수 있지만, 부모의 지위와 재력을 활용한 불법과 편법이 입시를 결정한다면 우리 사회는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적어도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년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내 인생은 바뀌지 않아" "내 인생은 이미 태어나면서 결정되어 있어" 이렇게 생각하게끔 해서는 안 된다. 노력해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제일 중요한 조건은 ‘적어도 불법과 편법이 작동하지 않는 사회’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부모의 그릇된 애정이 자녀를 망가뜨리고 사회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게 한다. 정치적 이념과 진영논리를 넘어 신뢰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한민국은 이에 대해 깊은 고민과 스스로 반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